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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 결핍성 빈혈은 하루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2020.03.10

 

ㅣ [필수미네랄 철분 ①] 철 결핍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빈혈은 우리 몸 구석구석 산소를 전달하는 적혈구 혹은 헤모글로빈의 숫자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원인이 매우 다양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철 결핍빈혈(D50), 엽산결핍빈혈(D52), 기타 빈혈(D64)등 빈혈 질병코드로 총 13종류가 등록되어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진료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철 결핍성 빈혈’이다. 적혈구 내에서 산소와 결합하는 헤모글로빈 합성에 철분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2019년 입원·외래 환자 방문 추이를 보면 철 결핍 빈혈로 진료 받은 사람은 367,058명으로 기타 빈혈로 진료 받은 156,947명의 2배를 넘는다. 

철 결핍성 빈혈은 보통 간단한 혈액 검사와 임상적 징후를 통해 진단한다. 

혈액 검사에서는 혈색소, 혈청 철, 페리틴(철분을 저장하는 단백질), 트랜스페린(철분을 운반하는 단백질) 포화도 등을 확인한다. 

이 중 헤모글로빈 수치가 남성 14g/dl 이하, 여성 12g/dl, 임산부 11g/dl 이하면 빈혈이라고 진단한다. 

그럼, 철분제는 철 결핍성 빈혈을 진단받은 사람만 섭취해야 할까요?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철 결핍성 빈혈은 하루아침에 생기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철 결핍성 빈혈의 원인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영유아·청소년기의 급격한 성장 혹은 임신·수유 등으로 평소보다 철의 요구량이 증가하여 빈혈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두 번째로, 약물(예:위산분비억제제)로 철분 흡수가 감소하거나 영양불량상태로 음식으로부터 철분 섭취량이 감소할 때 생긴다.

세 번째 원인으로 수술·월경 과다·2명 이상의 출산 등으로 인한 철분 소실량 증가가 있다. 

빈혈의 3가지 원인 중 ‘철의 요구량 증가’는 생애주기별 특징에 따른 생리적 요구량 변화로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편식이 심하면서 성장이 느린 영유아 그리고 임신부는 특별한 진단 없이 철분 보충제를 섭취한다.

그러나  두 번째, 세 번쨰 원인인 철분 흡수/섭취 불량 및 소실량 증가로 건강을 위협받는 사람들은 자신의 상태를 잘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성별로 보면 출산과 월경의 특이성으로 빈혈은 남성보다 여성의 유병율이 더 높다. 그런데 우리가 간과하는 철 결핍 위험이 높은 대상이 있다. 바로 40대 여성과 60대 이상의 노년층이다. 아래의 표는 2019년 철 결핍성 빈혈로 진료 받은 인원을 연령 및 성별로 나눈 것이다.


▲ 2019년 성별 연령별 철분환자 내원일 수

 

숫자를 보면, 40대 여성이 221,915회로 1년간 전체 철 결핍성 빈혈 환자의 절반을 훌쩍 넘는다. 출산이 활발하지 않은 연령임에도 철 결핍성 빈혈이 많은 이유는 완경(完 經) 이행기가 다가오며 변하는 월경의 변화 혹은 자궁근종 등 여성 질환과 연관된다. 보통 40대 중반에 시작되는 완경 이행기에 월경량이 줄어들면서 월경주기가 짧아지는 사람이 있고 급격하게 월경량이 늘어나거나 주기가 길어지는 사람도 있다. 

이 때 여자에게 월경은 당연한 일로 생각되어, 월경량이 늘어난다고 철분을 섭취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적다. 특히 완경 전후에 부정출혈이 반복되는 사람이나 자궁근종 등 여성 질환으로 월경량이 늘어나 철분 소실이 증가 되었으나, 원인만 치료할 뿐 철분을 보충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시간이 길어지면 철 결핍성 빈혈을 진단 받기 전에 이미 철 결핍으로 인한 피로, 집중력 저하, 짜증 등 건강상의 불편한 문제를 겪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11년 발표한 ‘빈혈의 중등도 평가 및 진단을 위한 헤모글로빈 농도(Haemoglobin concentrations for the diagnosis of anaemia and assessment of severity)’에서 빈혈은 철 결핍의 결과 중 하나일 뿐이며, 철 결핍으로 인한 다른 건강 문제를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2016년 유럽 혈액학회지의 한 논문에서는 이 건강상태를 ‘Non-anaemic iron deficiency(빈혈이 아닌 철 결핍)’로 정의하고 진단과 치료의 영역으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선 진료 인원에서 또 주목해야 하는 인구 집단은 60세 이상의 노년층이다. 2025년 65세 인구가 21%는 넘어가는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한다. 이 기간은 성장기와 무관함에도 불구하고 70세를 넘어가면 5세 이하의 급격한 성장기와 비슷한 철 결핍성 빈혈환자가 나타난다. 

인하대 식품영양학과 장경자 교수팀이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3,258명을 대상으로 영양 부족에 따른 빈혈과 각종 성인병 발생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12.7%가 영양성 빈혈 환자로 나타났다. 특징적인 것은 빈혈 진단을 받은 남성 노인은 감자·콩·버섯을, 여성 노인은 감자·과일·육류·계란·수산물을 영양성 빈혈이 없는 노인에 비해 덜 섭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은 전반적으로 음식 섭취량이 감소하는 데 철분의 함유량이 높은 동물성 식품이 현저하게 줄어들며 영양 불량 상태가 더 심각해지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런 식습관은 빈혈로 진단 받기 전 피로감, 입맛 저하, 기력 저하 등 노인의 철분 결핍 증상의 원인이 되며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이렇게 철 결핍성 빈혈은 갑자기 생기는 증상이 아니며 영유아, 청소년 성장기, 임산부, 중년여성, 노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생길 수 있다. 

철 결핍성 빈혈을 해결하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다음 글에서 철분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전할 예정이다. 

 


출처 : 약업신문 (http://www.yakup.com/news/index.html?mode=view&cat=15&nid=241007) / 김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