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어느 땐데 M&A 전문가를 대놓고 영입하나요? 침체된 약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에만 골몰할 뿐입니다.”
경기 판교에 있는 그린스토어 본사에서 최근 만난 유명한 대표는 약업계에 떠도는 이야기에 대해 손사래부터 쳤다.
취임 3개월 째를 맞은 그린스토어 유 대표는 그동안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경쟁이 극심한 약국시장에서 느슨해진 영업 방식을 다시 조이느라 20년 세월 약업계에서 다져온 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는 그에게 'M&A’설이 딴죽을 걸었다.
유 대표는 비타민하우스, 안국건강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는 등 건강기능식품 영업‧유통 분야 전반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가다. 그는 한국푸디팜(現 콜마비앤에이치), 헬스밸런스 등의 매각을 성사시키면서 건강식품업계 M&A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아니러니하게도 이런 그의 강점은 그가 그린스토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그린스토어가 약국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구설에 시달린 이유가 됐다. 하지만 그는 딱 잘라 사실이 아니라고 답했다.
전국 1만2000여개의 가맹약국을 선점하고 있는 그린스토어가 안정적인 약국사업을 철수할 거란 뜬소문이 발없이 천리를 향해 뻗어갔지만, 그럼에도 유 대표는 묵묵히 업무환경 개선에 몰두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은 일임을 알기 때문이다.
유 대표는 “지난해 4분기 반품 물량이 갑자기 늘어 고생을 조금 했지만, 이 상황을 우리 회사에 대한 누적된 불만을 개선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며 “그린스토어의 강점을 살려 영업사원의 약국 방문 횟수를 늘리고, 약국에 POP 진열로 소비자 눈에 띄도록 하는 등 느슨해진 영업 패턴을 되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 대표는 일부 소란스런 뒷말은 업무에 집중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그는 "그린스토어에서 약국 사업은 빼놓을 수 없는 큰 부분”이라면서 웃었다.
그는 모르는 사람이 좀처럼 뛰어들기 어려운 약국시장과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이해도, 그린스토어라는 기업 자체에 대한 경험치 덕에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린스토어는 회사 규모는 크지 않지만 300명이 넘는 직원과 함께 전국 13개 영업소를 운영 중인 ‘작은 거인’으로, 약국영업뿐만 아니라 90여개 매장을 중심으로 한 상담영양사 사업, 신규 바이오 소재 및 희귀질환 치료용 의약소재를 개발하는 R&D연구소, IT기업부설연구소 등을 운영하고 있어 비즈니스 로직이나 현황을 잘 모르는 사람이 섣불리 이끌 수 없는 곳이다.
M&A 전문가가 아닌 '조타수'로서 이 곳에 온 그는 올해초 취임하자마자 매달 1개씩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1월에는 위건강 솔루션, 2월에는 피부건강 솔루션, 3월에는 스킨 콜라겐 파우더를 출시했다. 오는 4월에는 면역 건강 하루 한포, 5월에는 보스웰리아 7days 등 10월까지 신제품을 매월 출시할 예정이다.
그린스토어는 매출 상위 제품군도 다양하다. 지난해 ‘아이브라이트아레즈투’를 포함한 눈건강 카테고리 제품은 약 90억~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1위를 차지했고, ‘알티지클린오메가3프라임’을 포함한 오메가 카테고리는 약 80억~9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코랄칼슘마그네슘플러스비타민D’를 포함한 뼈/관절건강 카테고리도 40억~50억원의 매출을 차지해 그린스토어를 이끄는 효자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 제품의 선전 덕에 그린스토어는 고전하는 건기식 시장에서도 굳건하게 1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