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하루 채소 권장량 넣은 주스, 과연 건강엔?

2020.02.11

 

 

 

 

 

하루 채소 권장량을 넣은 주스, 과연 건강엔?





 

글_박시아 ㈜그린스토어 임상영양사

 

편의점, 마트에서는 인스턴트, 가공식품 섭취로 인해 채소 섭취량이 부족한 현대인을 위해 과일과 채소를 혼합한 과채주스가 판매되고 있다. 이들 과채주스는 「하루 야채 권장량을 담은 ○○○주스」, 「하루 야채 부족량을 담은 ○○○주스」라고 홍보하며 하루 1잔만으로도 하루에 필요한 채소 권장량을 충족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연 사실일까?

 

 

◆ 하루 채소 권장량을 넣은 만큼, 식이섬유도 충분할까?

350g 기준으로 했을 때, 토마토는 4.2g, 시금치는 7.7g, 당근은 9.8g의, 바나나는 9.1g의 식이섬유를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채소 350g을 갈아 넣었다는 과채주스의 식이섬유 함량을 체크 해 본 적이 있는가? 주스 패키지에 기재된 영양성분표시에 의하면, 0.6g으로 표시된 제품도 있고 1.0g으로 표시된 제품도 있다. 채소를 통째로 섭취할 때 온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식이섬유의 양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 변비 해소를 위해 채소 주스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 식이섬유 부족으로 인한 변비라면 채소 주스 1팩에 함유된 식이섬유만으로는 특별히 변비를 개선시킬만한 함량은 아니므로, 채소주스만으로 변비 탈출을 기대하긴 어렵다.

 

 

◆ 과채주스 속엔 비타민C가 없다. 

시중 과채주스의 패키지에 표기된 원료는 토마토페이스트 10%, 사과농축과즙 3%, 당근농축액1%, 호박농축액 0. 1% 이런 식으로 표기되어 있다. 각각 과일과 채소를 열로 농축한 후 정제수에 희석하여 각각을 최종적으로 혼합하는 방식으로 생산하는 것이다. 채소와 과일을 200g이나 350g을 넣었다는 광고도 농축액을 만들기 전 단계의 생 채소, 생 과일 기준으로 역계산된 수치일 뿐이고, 실제로는 농축된 엑기스를 가지고 만든다. 비타민C는 열에 약하다. 과일과 채소를 열 농축 하는 과정에서 비타민C는 파괴되고 만다. 과일과 채소에 비타민C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과채주스에도 비타민C가 풍부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없다. 비타민C를 섭취하고 싶다면, 차라리 건강기능식품을 1정 섭취하는 게 낫다.

 

 

◆ 착즙 주스, 희석 주스 보다는 믹서로 통째로 간 주스가 좋다.

위에 언급한대로 일반적인 과채주스는 식이섬유도 비타민도 부족하다. 주스 형태로써 가장 좋은 방식은 채소와 과일을 통째로 믹서에 갈아 만든 스무디 형태이다. 쥬서기를 사용하면 채소를 갈아낸 다음 찌꺼기가 걸러지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찌꺼기는 대부분 질긴 식이섬유로 되어있다. 채소주스에 식이섬유가 거의 없는 이유도 이렇게 제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스 형태로 간편하게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고 싶다면, 쥬서기 보다는 믹서를 사용해서 직접 갈아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 그렇다면, 과채주스는 어디에 좋을까?

과채주스는 식이섬유도 비타민도 거의 없지만, 일상에 바쁜 현대인들이 빠르고 손쉽게 섭취할 수 있다는 점,  다양한 컬러의 채소 과일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거의 매일 배추와 무로 만든 김치를 섭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섭취하는 컬러 푸드도 흰색에 치우쳐져 있다. 채소와 과일을 빨간색, 보라색, 노란색으로 보이게 하는 이유는 식물이 보유하는 천연 색소 때문인데, 이 색소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고 부른다. 열에 안전하여 오랫동안 가열해도 쉽게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농축액을 희석시켜 만든 과채주스라 할지라도 원료 컬러 푸드에 함유된 색소는 그대로 유지된다. 파이토케미컬은 몸에 축적된 활성산소를 억제하고 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노화 예방, 항암효과, 피부건강, 면역증진에 좋다. 참고로, 일반적인 과일과 채소에서 볼 수 없는 파란색 색소를 가진 식품도 존재한다. 파란색 색소인 피코시아닌은 식품 중 유일하게 스피루리나에만 함유되어 있어 야채와 과일을 아무리 많이 섭취한다 하더라도, 스피루리나를 섭취하지 않는 한 섭취가 불가능하다.

 

 

◆ 과일과 채소! 여성보다 남성에게 더 많이 필요하다.

한국인 식이섬유 권장량은 남성 25g, 여성 20g으로 남성의 권장량이 더 높게 책정되었다. 남성은 여성보다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 많고, 활동량과 에너지 소모량이 많아 체내 활성산소가 더욱 많이 쌓이기 쉬우므로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가 더욱 많이 필요하다. 식이섬유가 부족한 식습관, 과일과 채소를 멀리하고 인스턴트와 육류, 술, 담배에 익숙한 경우라면 대장암의 발병 위험도가 더욱 높아진다. 흔히 과일과 채소는 변비가 있는 여성들이 많이 섭취해야 할 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남성에게는 크게 중요히 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남성도 여성도 건강을 위해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WHO에서는 하루 최소 400g 이상의 채소와 과일을 섭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과채주스를 통해서는 야채의 식이섬유나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를 온전히 섭취하기 어려우므로, 반찬이나 후식을 통해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